언약(言約)

“또 새 영을 너희 속에 두고 새 마음을 너희에게 주되 너희 육신에서 굳은 마음을 제거하고 부드러운 마음을 줄 것이며”(에스겔36:26)

시간이 지나면 삶에 자연스러운 변화가 있을 것이라고 기대하였습니다.

나이가 들면 경험과 경륜이 쌓여서 성품과 인격에 깊이가 있을 것을 소망하였습니다.

머리에 흰 서리가 내리고 얼굴에 주름이 생기는 만큼이라도 존경을 받고 덕스러움을 나눠줄 그런 신앙심이 잘 갖춰진 사람이기를 바랬습니다.

그것이 대단한 소망도 아니고, 그렇다고 큰 희생이나 댓가를 치러서 얻어내는 업적이라고 생각되지 않았습니다. 하나님의 말씀을 통해서 듣고 배운 신앙적 삶이어서 당연히 그러해야 한다고 알았습니다.

하지만 삶은 역주행을 하듯, 어른스럽게 자라는 것이 아니라 도리어 어린아이와 같이 되기도 하고, 내려놓기보다는 움켜쥐는 손아귀의 힘이 더 강해지기도 하였습니다. 겸손함이 아니라 거만함의 고개짓을 하게 되고, 나이가 무슨 그리 큰 힘이나 되는 것처럼 숫자를 앞세워 상대방을 누르기도 하였습니다. 마음은 단단해지고 거칠어졌습니다. 가슴은 자꾸만 식어지듯 냉철함과 살벌함이 바람을 만들어 내었습다. 눈물샘은 마르고 뼈마디가 굳어지듯이 그렇게 사랑도 마르고 긍휼의 근육도 굳어졌습니다.

그런 나에게 하나님은 은혜로운 약속을 하십니다. 새 마음을 주시겠다고 하십니다.

부드러운 새 마음,

사랑의 새 마음,

거룩한 새 마음,

다시 자라나기를 연한 순 같이 그렇게 변화되어 가는 새 마음을 주시겠다고 하십니다.

하나님의 은혜를 은혜로 아는 그 마음,

하나님께서 오랫동안 기다려 오신 그 깊은 사랑을 조금씩 알아가는 그 마음,

그리고 하나님께서 나를 참으로 많이 아끼셔서 주시는 그 말씀 한 구절 한 구절이 영원한 진리임을 알아가는 그런 마음을 주십니다.

그리고 그 마음에 우리 하나님은 기꺼이 거주 하십니다.

평안함으로 그 마음속에 함께 하십니다.

내 삶에서 하나님의 거룩함이 드러나도록,

나의 성품에서 하나님의 사랑이 보여지도록

그리고 나의 말에서 하나님의 은혜가 전해지도록 나를 날마다 인도하십니다.

그래서 이젠 내일이 기대가 됩니다. 우리 하나님이 그렇게 빚으시는 나의 내일은 새롭게 변화된 가장 귀한 모습일 것이기 때문입니다.